해외에이전시 시작하다 에이전시의 (해외 장점) 번역을 패션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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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에이전시에서 이메일로 제안이 왔다. 이번에 의뢰 들어온 프로젝트는 글로벌 럭셔리 쇼핑몰 웹사이트의 영한번역이었다. 패션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고 직구를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사이트였다. 해외 에이전시와 계약서를 쓴 후 처음으로 주어진 프로젝트였고, ‘패션’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어 흔쾌히 Yes를 외쳤다.

해당 웹사이트는 패션뿐 만 아니라 뷰티, 럭셔리 워치 등 다양한 분야로 카테고리를 넓혀가고 있었다. Proz에 올려 둔 내 이력서에서 럭셔리 화장품과 향수 브랜드 마케팅 경력과 marketer-turned translator(마케터 출신 번역가) 타이틀을 보고 연락을 준 듯하다. 프리랜서로서 이전 직장 경력이 생각보다 도움이 많이 된다는 걸 느낀다. 해외 에이전시와 패션 번역을 하면서 느낀 장점으로는 세 가지가 있다.

1. 재미있다. 패션을 잘 아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의상은 우리가 매일 입는 것이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기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분야다. 디자인, 원단, 소재, 핏, 마감, 가공법 등 처음엔 생소한 패션 용어도 하나씩 검색하면서 배우는 재미가 있다.

정장 재킷 카라의 종류와 주머니 타입, 잠그는 방식 등 아주 자세한 부분까지 알게 된다. 꽈배기 니트를 전문용어로는 ‘cable knit’라고 한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반목을 모크넥, 맨투맨을 스웨트셔츠라고 한다는 것도. 어렴풋이 알고 있던 피케 셔츠, 보머 점퍼, 아플리케, 프린지, 테이퍼드, 디보스, 골지(Ribbed) 등 패션 용어들을 이번 기회에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케이블 니트 스티치라펠(양복 상의 옷깃)의 종류 포켓의 종류 2. 많은 브랜드에서 다양한 상품이 계속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일감이 꾸준히 들어온다. 프리랜서에겐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일이 들쑥날쑥 있으면 슬럼프가 오기도 하는데 규칙적으로 하는 일이 있으면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잠재울 수 있다.

꾸준히 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생겨 감사하고, 가능한 일정 내에서 최대한 수락해 계속 일을 해보고 싶다. 3. 해외 에이전시는 한국 에이전시보다 요율이 높은 편이다. 해외에서는 한국보다 번역가에 대한 대우가 높은 편이다.

요즘처럼 달러 환율이 높은 시대에는 요율이 2-3배까지 차이가 난다. 한국에서는 번역을 하겠다는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 에이전시는 낮은 요율로도 얼마든지 번역가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일감을 구할 수 있는 온라인 시대에 굳이 한국 에이전시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축복받은 시대에 태어난 혜택을 마음껏 누리자.

프랑스 파리는 한국보다 7시간 느린데, 한국과 일하기는 매우 좋다. 이전 직장이 프랑스에 본사를 둔 화장품 회사였는데, 한국이 오후 4시이면 프랑스는 같은 날 오전 9시다. 업무시간이 2시간(한국시간 오후 4-6시) 겹치는데, 한국에서는 업무를 모두 끝낸 후 오후 4시쯤 본사의 컨펌을 받고 커뮤니케이션을 한 후 후련하게 퇴근할 수 있었다. 그 당시 한국 지사장님도 프랑스인이셨고 이메일과 전화, 미팅도 프랑스인과 일할 기회가 많아서 이번 에이전시와 소통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프랑스인은 참 매너 있고 친절하다. 느긋하고 여유 있지만 업무는 말끔히 처리한다. 여름에 한두 달 휴가 가는 게 당연하다. 무엇보다 옷을 정말 센스 있게 잘 입는다.

프라다 정장을 고수하던 사장님부터, 무심하게 툭 걸친 스카프도 멋스럽게 어울리던 APAC 총괄 매니저까지. 함께 백화점 매장 방문을 나가면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 뒤돌아보는 말 그대로 head turner(많은 사람의 시선을 끄는 사람)였다. 이번 번역 프로젝트도 친절한 프랑스인 PM이 체계적인 가이드라인을 주었는데, 번역가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요즘 일하는 주제가 계속 바뀐다.

얼마 전까지 문화예술을 번역하다가 갑자기 패션을 공부하고 있고, 다음은 미국 정치에 대해 번역해야 한다. 통번역사는 넓고 얕은 지식을 쌓아갈 수밖에 없는데, 삶의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좋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내가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까지 배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내일 갑자기 어떤 주제를 맡게 될지 모른다. 그래서 삶이 재미있는 것 아닐까. 문득 미드나잇 라이브러리(Midnight Library)에서 엘름 부인의 마지막 대사가 떠올랐다. That’s the beauty.

Isn’t it?You just never know how it ends. Midnight Library by Matt Haig내일 일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니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그렇게 소중한 하루하루를 매일 쌓아가보자. <함께 읽으면 좋은 글>https://blog.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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